지난 글 「화상회의실 카메라 6대를 달아 보았어요」에서는 카메라를 여섯 대까지 늘린 이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후속편입니다. 설계도 위에서는 안 보이다가 실제로 천장에 달기 시작하면 튀어나오는 문제들, 그리고 그렇게까지 해서 얻으려던 게 결국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왜 6대였나 — 다시 한 번
회의실 카메라 대수는 방의 크기가 아니라 좌석 배치가 결정합니다. ㅁ자 배치 테이블에서 정면 카메라 한 대만 두면, 카메라를 등지고 앉은 절반은 평생 뒤통수만 나옵니다. 좌우로 두 대를 더 달아도 테이블 모서리 자리는 여전히 옆얼굴입니다.
이번 방은 착석 인원이 12명이었고, 자리마다 정면에 가까운 각도를 한 대씩은 확보하려면 네 대로는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정면 2 / 좌우 대각 2 / 전체 부감 1 / 발표·화이트보드 전용 1, 이렇게 여섯 대로 나눴습니다.
고정 웹캠 6대 vs PTZ 2대
PTZ 두 대로 추적하는 방식과 고정 카메라 여섯 대를 두고 전환하는 방식을 놓고 고민했는데, 이번엔 고정 6대를 택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전환 지연이 없습니다. PTZ는 발언자가 바뀌면 팬·틸트·줌이 움직이는 1~2초가 그대로 화면에 나갑니다. 고정 카메라는 스위칭 순간에 이미 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둘째, 소음이 없습니다. 조용한 회의실에서 천장 PTZ 모터 소리는 생각보다 거슬립니다.
셋째, 고장 리스크가 분산됩니다. 여섯 대 중 한 대가 죽어도 회의는 그대로 돌아갑니다.
대신 포기한 것도 있습니다. 고정 카메라는 앉은 사람의 상반신을 크게 잡지 못합니다. 클로즈업이 중요한 현장이라면 PTZ 쪽이 맞습니다.

현장에서 발목을 잡은 것 — USB
설계 단계에서는 잘 안 보이다가 현장에서 발목을 잡는 게 USB입니다. 웹캠 여섯 대를 한 PC에 물리면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거리입니다. USB 3.0은 규격상 3m 남짓이 한계라, 천장에서 랙까지 10m 이상이면 그냥은 안 갑니다. 액티브 광케이블이나 USB over IP 익스텐더가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대역폭입니다. 여섯 대를 같은 허브·같은 루트 허브에 물리면 한두 대가 조용히 끊깁니다. 컨트롤러를 나눠서 물리고, 필요하면 해상도·프레임을 카메라별로 차등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스위칭과 녹화는 분리한다
전환은 OBS 기반으로 구성했습니다. 여섯 대를 소스로 올려놓고, 발언 중인 쪽을 메인으로 내보내면서 동시에 전체 화면을 따로 녹화합니다. 나가는 화면과 남는 기록을 분리해두면, 회의 중 스위칭 실수가 있어도 나중에 복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회의록
카메라를 늘리는 진짜 이유는 사실 영상보다 기록 쪽에 있습니다. 녹화물에서 오디오를 뽑아 AI에 넣으면 회의록이 나오는데, 누가 말했는지가 붙어야 쓸 만한 회의록이 됩니다. 발언자가 화면에 제대로 잡혀 있으면 화자 구분을 사람이 확인·수정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카메라 여섯 대는 화면을 위한 게 아니라 나중에 회의록을 읽을 사람을 위한 투자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4대는 “얼굴이 나온다”의 최소선이고, 6대는 “빈자리가 없다”의 시작선입니다. 좌석이 10명을 넘어가고 회의록까지 만들 계획이라면, 대수를 줄이기보다 배치를 다시 그려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대수를 정하기 전에 USB 배선부터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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